나의 베트남

정인태 작가의 "나의 베트남" - 길거리 식당에서 옆 테이블 사람들과 소통하기

정인태 2020. 12. 15. 12:29

* 길거리 식당에서 옆 테이블 사람들과 소통하기

 

 

한국과는 다른 모습이다. 베트남에서 맥주를 마시다 보면 옆 테이블 사람들이 와서 술을 권할 때가 많다. 그러면 어느새 함께 술을 마시는 자리가 된다. 외국인이라서 그런지 이런 상황을 많이 겪었다. 특히 한국인이라 더 그랬던 것 같다.

베트남 사람들은 중국인이세요?”라고 물었다. “아니요, 한국인입니다.” 그러면 저는 중국 사람은 싫어합니다. 하지만 한국인은 좋아합니다.”라고 하면서 술을 권하곤 했다.

박항서 감독의 인기가 하늘을 찌를 듯할 때는 길을 지나가면 한국인이라고 좋아하면서 술집 주인도 오늘은 자신이 대접하겠다면서 잡아끌곤 했다. 태극기와 베트남 국기를 흔들면서 반겨 주는데 흥겨운 시간을 보낸 적이 많다.

이렇게 친구가 된 사람도 많았다. 한 사람은 베트남 주석궁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이런 식으로 만났다. 서로 많은 대화를 나누다 보니 가족 같은 사이가 됐고 베트남에서 어려움을 만날 때마다 함께 마음 아파해 주고 그리워하는 사이가 됐다. 항상 집안 행사에 초대받았고 지인들 모임에도 자주 초청받았다. 그때마다 그는 나의 친구라고 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자랑스럽게 소개하곤 했다.

한국에 있으면 그 사람 생각이 많이 난다. 일주일에 두세 번 만나 베트남 음식을 먹고 이런저런 인생 얘기를 나눴기에.

어떤 사람들은 옆 테이블에서 싸움을 걸기도 한다. 그럴 땐 자리를 피하는 게 상책이다. 아니면 큰 싸움에 휘말리게 되고 그렇게 되면 외국인들은 불리한 상황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번은 필자가 셀카를 찍고 있는데 자신들을 찍었다면서 시비를 거는데 사진을 보여줘도 시비는 계속됐다. 금방 여러 사람이 몰려오고 식당 주인도 방관했다. 이에 그 자리를 떠났던 적이 있다. 한국 같으면 식당 주인이 말려 줄 텐데 그렇지 않아 서운하기도 했다.